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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풍 전 KBS 기자 '복직' 불발 … KBS1노조위원장 "6년간 우린 뭘 위해 싸웠나" 탄식

뉴데일리

KBS의 '공영성' 회복을 위해 지난 6년간 사내 투쟁을 벌이다 해고된 이영풍 전 KBS 기자의 '복직'이 사실상 불발되면서 KBS노동조합(1노조)을 비롯한 보수 성향 언론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방송계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주 이 전 기자와 KBS 사측에 '화해'를 권고하며 4월 19일까지 합의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KBS 사측이 19일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서 이 전 기자의 해임 결정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물론 중노위의 최종 문서가 도착하기 전 KBS가 화해 조치를 구체화하면 이 전 기자의 복직이 이뤄질 수 있으나, 현재까지 사측의 입장 변화 기미가 보이지 않아 현실적으로 비관적인 상황이라는 게 KBS안팎의 전망이다.

◆언총 "KBS, 이영풍 기자 해고 ‥ 방조하지 말라"

이 같은 KBS 경영진의 태도에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언총)는 21일 "현 경영진이 전임 김의철 사장 체제에서 자행된 이 전 기자에 대한 부당한 해고를 바로 잡기는커녕 김 전 사장의 '해고 폭력'에 맞장구치고 확인사살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경영진이 바뀌면 상식과 순리가 통할 것이라는 기대는 꿈꿔선 안 될 과욕이었나"라고 개탄의 소리를 냈다.

언총은 "KBS가 좌파 세력의 진지로 전락해 버린 기간만 무려 7년"이라며 "이 전 기자는 2017년 민주당의 '방송장악 문건' 이후 KBS에서 집중적으로 벌어진 불공정·편파방송에 앞장서 저항했고, KBS는 이 같은 비판의 목소리를 해고로 압살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언총은 "이 전 기자의 해고를 방조하고 있는 KBS 경영진에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요구한다"며 "당장 이 전 기자에 대한 해고 결정을 철회하고, 중노위의 화해 권고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KBS 내부의 '예스맨'들에게도 전한다"며 "현재의 안락함과 달콤함에 젖어 있을 때, 방송장악 세력의 진지 보수 작업은 당신들의 무덤이 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길 바란다"고 강권한 언총은 "만일 현 KBS 경영진이 김의철 사장 체제의 KBS와 같은 결정을 고수한다면 우리는 현 경영진의 정체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허성권 위원장 "화가 치밀어 오른다" 울분

오랫동안 이 전 기자와 손발을 맞춰 'KBS 정상화 운동'을 벌여 온 허성권 KBS노조위원장은 같은 날 배포한 성명에서 "박민 KBS 사장이 손잡아 주지 않아 영풍 선배의 복직이 불가능해진 이후 하루종일 멍하니 앉아 있다 이제야 글을 쓴다"며 "제가 둔한 탓인지 지금에야 화가 치밀어 올라 몸을 가눌 수가 없다"고 격한 감정을 토로했다.

허 위원장은 "영풍 선배는 미우나 고우나 6년 동안 우리와 투쟁을 같이 해왔다"며 "좌파 세력이 '무능경영'과 '편파방송'으로 KBS를 괴멸 수준으로 몰아갔을 때 처절히 서로를 의지하며 같이 싸웠다"고 회상했다.

허 위원장은 "아무리 싸워도 답이 없을 때, 민노총 언론노조위원장 출신 보도국장이 민노총 간첩단 사건 보도를 내지 않고 씹어버렸을 때 영풍 선배가 '내가 한 번 난리 쳐 볼까? 내가 먼저 결행할 테니 성권아, 뒤를 맡아라'라고 했다"며 "이후 김의철 사장은 영풍 선배를 해임했고, 저는 1노조 농성 천막이 있던 곳에 영풍 선배가 내려와 투쟁할 천막도 마련했다"고 되짚었다.

"그리고 또 처절하게 싸우고 또 싸웠다"며 "남영진 이사장에게 회심의 일격을 가한 후 공고하게만 보였던 좌파 세력의 대열은 무너졌다"고 밝힌 허 위원장은 "그 사이 영풍 선배는 해임됐고, 지금도 밥줄이 끊긴 채로 있다"고 개탄했다.

허 위원장은 "영풍 선배가 허물이 없는 건 아니"라며 "투쟁 과정에서 반목도 있었고 사장에 도전하고 정치 일선에서도 활동해, 무슨 목적이 있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을 때 혈혈단신으로 불공정·편파방송과 맞서 싸워 온 공적을 폄하해선 안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허 위원장은 "이 외에도 6년 동안 같이 싸웠던 우리 동지들이 많다"며 "가슴이 너무 먹먹하고 아프다. 부디 영풍 선배를 외면하지 말아 달라. 벼랑에 매달려 있는 손을 놔버리지 말아 달라"고 사측에 호소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4/22/202404220034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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